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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단상 [20200308] 함께한 날들이 봄날이었음을...

작성자: 강성은

조회: 2875 등록일: 2020-03-07

<div> </div><div>      함께한 날들이 봄날이었음을...   “신앙인은 고통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진주로 태어나는 것을 아는 것이고 그 고통이 진주가 되기를 기도하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고통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는 있어도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 신앙이 고통이 상처가 아닌 진주가 되기를 기도하는 까닭입니다. 고통 없이 마주할 수 있는 영원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 속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거룩한 신성을 드러내십니다. 임박한 당신의 수난과 죽음 앞에 제자들이 실망하고 좌절할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조차 부활을 거친 후에야 깨닫게 될 것이었습니다. 꽃이 지고서야 봄이 왔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인간이니까 말입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뿌리가 지옥까지 닿지 않은 나무는 가지를 천국까지 뻗지 못한다.”고 말입니다. 삶이라는 망토가 고통이라는 긴 그림자를 달고 오는 까닭일 겁니다. 인간은 고통 중에서만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지극히 이기적인 존재이고 고통 없이 스스로 변화하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고통 중에, 고통을 통과해서야 비로소 조금 인간다워지는 존재입니다. 그것이 인성을 취하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빗겨가지 않으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고통이라는 긴 망토를 달고 온다고 해도 그것이 인생의 종착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부활을 잉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매양 사순절 같은 삶이지만 봄날을 기대하는 까닭입니다. 예수님 죽음과 부활에서 보듯 영광을 품지 않은 고통은 없고 영원을 잉태하지 않은 생명은 없으니 말입니다. 그 봄날을 함께 하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한 날들이 봄날이었고 함께 드린 미사가 영원의 봄날이었습니다. 그 봄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도하며....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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